출처 : 2017. 07. 17. 치의신보 안정미 기자


치대 졸업 이원준 국과수 법의관
“사명감과 보람 우선인 직업…정확한 얼굴복원 연구 매진”



유골저장소에서 가져온 최근의 신원불명 여성! 광대뼈와 턱선의 조직 깊이가 조금 깊어보이고, 두개골 외부에는 구타 흔적이 없다. 하지만 뼈에 흔적이 남지 않은 채 경막하혈종이 일어났는데……. 뼈 전문가인 주인공이 FBI와 함께 뼈 속에 담긴 진실을 풀어나가는 미국 드라마 ‘본즈’에 나오는 씬 중 하나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에서 만난 뼈 전문가는 어떤 모습일까?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떠나 뼈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후 얼굴복원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진 치과의사가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근무 중인 이원준 법의관(전남치대 2001년 졸)이 만들어가는 ‘드라마’로 들어가보자.

“삼수 끝에 치대에 입학했는데 이 때만 해도 저의 의지보다는 어머님의 뜻이 컸어요. 하지만 본과 3학년 때 법치의학을 배우면서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임상을 하는 뛰어난 치과의사들이 많이 배출되는 상황에서 많은 치과의사들이 가는 길은 아니지만 보람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와중에 법치의학을 접하게 된 거죠.”

그는 법치의학과 관련이 깊은 구강내과를 전공, 법치의학을 하는 치과의사 선배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법치의학에 대한 꿈을 키워가다 2년 간의 페이닥터 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2006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영국 던디대학 석사 과정에서 뼈를 분석해 사망한 사람의 사인분석이나 신원확인 등을 하는 법의인류학을 폭넓게 공부한 후 머리뼈를 활용해 신원확인 하는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하다 얼굴복원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후 연구를 1년 남짓 하는 등 약 7년간의 유학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 서울대 법의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6월 국과수 법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법의관은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1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라시대 여성 얼굴을 복원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는 “이 연구는 체질 분류학적인 분석, DNA 분석, 안정성 동위원소 분석 등 여러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 연구를 하고,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얼굴복원을 위해 신라시대 여성 머리뼈 조각을 하나로 맞춘 뒤 3차원 스캔 작업을 거쳐 가상의 머리뼈 이미지를 만든 후 디지털 모델 제작 프로그램을 활용해 순차적으로 근육과 살을 붙이는 작업을 통해 얼굴을 복원했다.

전통적인 얼굴복원 작업은 머리뼈를 카피한 후 찰흙을 붙여서 근육과 피부 등을 구현해 내지만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발전되면서 머리뼈를 스캔한 후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니터 상에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한다.



얼굴복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다. 사람의 표정이 변화무쌍할 뿐만 아니라 눈썹, 눈꼬리, 입꼬리 등 미묘한 차이가 있는 데다 헤어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얼굴이 연출되기 때문에 사진과 똑같이 복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예측 및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가 중요하다.

이 법의관은 “얼굴복원을 통해 신원 확인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수입적인 측면보다 법의관으로서의 사명감이나 보람이 우선돼야 이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뼈 또는 치아 감정 및 얼굴복원 뿐만 아니라 연구에도 힘써 얼굴복원을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가는 연구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